
📖 『홍학의 자리』 – 정해연 🪑 비어 있는 자리, 남겨진 그림자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 느껴졌던 묘한 긴장감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햇살이 드리운 하얀 의자 아래, 선명한 붉은 얼룩 하나. 단순한 색감과 구성이지만, 이 장면 하나로 이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모두 압축해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자리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홍학의 자리』는 평범해 보이던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가정이 어느 날 갑작스레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남겨진 인물은 그 자리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미스터리물로 그치지 않는 건,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심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