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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3

작별하지 않는다 책 리뷰 및 독후감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기억과 기록 사이의 무게『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산문은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력한 문학적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마주한 한강이,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 기억하고 기록한 여정이다. 이 책의 핵심은 그 제목처럼 ‘작별하지 않는 것’, 즉 잊지 않으려는 마음에 있다. 한강은 특유의 정제된 문장으로 말한다. 어떤 것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단어 하나하나가 마치 절제된 눈물처럼 울리는 문장들이다. 그녀는 직접 제주를 방문하고, 생존자와 유족의 이야기를 듣고, 학살의 흔적이 남은 땅을 밟으며 이 글을 써 내려간다. 이 책은 단순한 취재기나 기록이 아니라, 문학으로서의 증언이자 산 자로서의 애도이다...

2025.07.25

채식주의자 책 리뷰 및 독후감

📖 『채식주의자』 – 한강🌑 "나는 고기를 먹지 않아요."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한국문학에서 보기 드문 강렬한 서사 구조와 실존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 여성이 갑자기 고기를 거부하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단순히 채식이라는 주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은, 여성의 몸과 욕망, 폭력과 저항, 존재와 소멸이라는 심오한 철학적 주제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주인공 '영혜'는 꿈을 꾼 후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선언은 그녀가 속해 있는 가족, 사회, 인간관계에 일종의 파열음을 만들어낸다. 그녀의 ‘채식’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닌, 이 세상과 단절하고자 하는 몸의 저항이다. 이 작품은 그런 영혜를 바라보는 세 명의 화자—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으로 구성되며,..

2025.07.25

소년이 온다 책 리뷰 및 독후감

📖 『소년이 온다』 – 한강🔶 죽음이 말하는 소설, 침묵이 울리는 문장『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소설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가슴 한편이 아릿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뼛속 깊이 파고드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종종 ‘역사’를 연표로, 기사로, 숫자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기억’이라는 말에 살과 피와 목소리를 입힌다. 이름 없는 사람들, 말하지 못한 사람들, 끝내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을 통해, 우리가 그간 외면해온 진실을 문학의 언어로 드러낸다. 🌼 소년의 시선, 망자들의 서사소설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친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 도청으로 들어간 소년. 그리고 그곳에서 마주하는 죽음들. 동호는 실존했던 수많은 아이들..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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