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서울도서관 3호점 2026. 2.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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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제목은 묘하게 당당하다.
하지만 소설 속 세계는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인류 대부분이 사라진 이후,
로버트 네빌은 홀로 살아남은 사람처럼 보인다.
낮에는 집을 보강하고,
밤에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위협을 견딘다.

 

이 작품은 흔히 좀비 혹은 뱀파이어 소설로 분류되지만
읽다 보면 장르적 재미를 넘어선 질문이 드러난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혼자 남았다는 사실은 축복일까, 형벌일까.

 

네빌의 일상은 반복적이다.
무너진 세계 속에서
그는 과학적으로 원인을 분석하려 애쓰고,
동시에 점점 무너져가는 자신을 붙잡는다.

 

공포의 중심은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 있다.
고독과 불안이 조금씩 균열을 만든다.

 

이 소설이 특별해지는 지점은
결말에서 드러나는 시선의 전환이다.

 

누가 괴물인가.
누가 정상인가.

 

다수와 소수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
‘전설’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달라진다.

 

영화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작은 훨씬 건조하고 냉정하다.
감정의 과장 대신
관점의 전환으로 여운을 남긴다.

 

분량은 길지 않다.
하지만 읽고 나면 생각은 길게 이어진다.

 

나는 전설이다는
공포와 SF의 외피를 두르고
인간과 사회, 그리고 타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제목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 문장이 전혀 다른 뜻으로 읽히는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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