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책 리뷰 및 독후감

서울도서관 3호점 2025. 7.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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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이기적 유전자

 

🌌 진화의 시선을 뒤집다: 유전자의 눈으로 본 세상

인간은 스스로를 주인공이라 믿고 살아간다. 개체 중심의 사고는 자연스럽다. 우리는 나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에서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 도구에 불과하다고. 우리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껍데기일 뿐이라고.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땐 다소 당황스러웠다. 인간의 의지와 이타성, 사랑과 희생 같은 고귀한 감정들을 무시하는 듯한 제목과 논리는 꽤 도발적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도킨스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이 사고방식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이기적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

‘이기적 유전자’라는 표현은 자칫하면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은 윤리적 가치판단이 아니다.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행동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유전자가 ‘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복제자 중에서 ‘자기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통해 자연선택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살아남는 것은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니라 ‘가장 잘 복제되는 유전자’다. 이 과정 속에서 때때로 이타적인 행동조차 유전자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서로 돕는 것처럼 보이는 동물의 행동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전자의 복제를 돕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타성도 전략이다

예를 들어 벌이나 개미 같은 사회성 곤충은 자신을 희생하며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다. 하지만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이타적이라기보다 전략적이다. 자신과 유전자를 공유한 여왕벌이나 여동생, 동료들의 생존을 돕는 것이 결국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간의 부모 본능, 형제 간의 우애, 심지어 친구 간의 신뢰도 유전자 복제와 생존에 이로운 방향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은, 감정의 근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고 느끼는가?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건 생존을 위한 정교한 메커니즘일 수 있다.

 

🔬 ‘밈’이라는 개념의 등장

이 책에서 도킨스가 제시한 또 하나의 강력한 개념은 바로 ‘밈(meme)’이다. 유전자가 생물학적 정보를 복제하고 진화하는 단위라면, 밈은 문화적 정보를 복제하는 단위다. 예술, 종교, 유행, 관습… 이 모든 것이 밈이다. 밈 역시 경쟁과 선택의 원리에 따라 살아남거나 사라진다.

 

밈 개념은 이후 인터넷 밈(meme)으로 대중화되었지만, 본래 도킨스는 문화를 생물학처럼 분석하려는 시도로 이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생물학과 사회, 문화를 연결하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여겨진다. 우리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관념들도 결국 생존과 전파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는 도킨스의 주장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 과학을 넘어 삶을 뒤흔드는 통찰

『이기적 유전자』는 단순한 과학서가 아니다. 생물학적 진화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와 사회 구조, 도덕, 감정, 문화의 기원을 다시 묻는 철학적인 책이다. 복잡한 유전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정교하고 체계적인 설명은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에 과학의 언어로 대답하고자 한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내려놓고, 세상을 유전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주인이 아닌, 작은 단위의 거대한 계획 속 도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깨달음은 오히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이어진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 진화론을 넘어 인간 본성까지 탐구하고 싶은 분
  •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 있는 책을 좋아하는 분
  • 삶을 다른 시선으로 성찰하고 싶은 분
  • 문화와 인간 심리를 유전자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싶은 분

📌 다정한 메모

『이기적 유전자』는 제목만으로 오해받기 쉬운 책이지만, 진지하게 읽다 보면 단순한 생물학 지식을 넘어 존재론적인 사유로 나아가게 된다.

 

이 책은 인간을 작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거대한 유전자의 세계 속에서도 사랑하고 고민하는 ‘나’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끼게 해준다. 별처럼 작고도 빛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다시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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