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부조리한 세계 속의 무관심한 자아
『이방인』의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는 독자에게 강렬한 충격을 준다.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이렇게 무심히 시작하는 화자 뫼르소는, 인간 존재와 감정의 일반적 규범을 뒤흔든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도 울지 않고, 햇빛이 눈부셨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 중에도 자기 방어보다는 햇빛과 담배, 커피를 더 의식한다. 뫼르소는 주변의 기대나 관습을 거부하고, 세상의 의미 부여에 저항하는 '이방인' 그 자체다.
🌞 햇빛, 감각, 그리고 부조리
카뮈는 뫼르소의 행동을 통해 부조리라는 철학적 개념을 체화시킨다. 특히 ‘햇빛’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그의 감정을 압도하고 사고를 마비시킨다. 이는 인간이 세계를 완벽히 이해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상징한다. 뫼르소는 세상의 질서와 도덕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오직 자신의 감각과 현재에 충실하려 한다. 그는 계산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며, 세상에 ‘왜?’라고 묻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우리에게 충격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가 무심코 따르는 관습의 허상을 들추기도 한다.
⚖️ 재판이라는 위선의 무대
뫼르소가 법정에 선 장면은 책의 하이라이트다. 그의 범죄보다도, 사람들은 왜 그는 울지 않았는가, 왜 연극처럼 슬퍼하지 않았는가에 더 관심을 갖는다. 결국 그는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슬픔’을 표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는다. 이 대목은 인간 사회가 얼마나 형식과 규범에 집착하는지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뫼르소는 사회가 만든 무대에서 위선을 거부한 죄로 벌을 받는다.
🌊 죽음의 수용과 자유의 역설
소설의 마지막에서 뫼르소는 마침내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는 더 이상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으며, 우주의 무관심 속에서 오히려 평온을 느낀다. “나는 모든 것이 올바르다고 느꼈다”는 그의 마지막 태도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유’의 경지에 다다른 인간의 모습이다. 이 순간 뫼르소는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그는 세계와 하나가 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완성한다.
🌿 이런 분께 추천하고 싶어요
-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 감정 표현에 대한 사회적 기준에 의문을 가진 사람
- 철학과 문학의 접점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
- 카뮈의 부조리 철학을 문학적으로 접하고 싶은 독자
📌 다정한 메모
『이방인』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무심한 문장과 평범한 사건들 뒤에는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 뫼르소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세계의 무의미함과 마주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런 그의 모습은 낯설지만, 어쩌면 가장 정직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방인』을 덮은 후에도 그 낯섦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묻는다. 나는 과연 이방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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