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으면 그만이지 책 리뷰 및 독후감

서울도서관 3호점 2025. 8. 7. 09:00
반응형

📖 『줬으면 그만이지』 – 김주완

줬으면 그만이지
줬으면 그만이지

 

🌿 ‘진짜 부자’에 대해 다시 묻다

『줬으면 그만이지』는 고 김장하 선생의 삶을 따라가며 ‘참된 부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이 책은 일반적인 위인전도, 감동적인 미담 모음도 아니다. 오히려 조용히 살다 간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가치를 마주하게 만든다.

 

책의 저자 김주완 기자는 오랜 기간 지역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인물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제작하면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장하 선생은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렸기에, 직접적인 인터뷰는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이 책은 그의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엮은 간접 취재의 결과물이다.

 

📚 나눔의 철학, 무주상보시

책 제목 ‘줬으면 그만이지’는 김장하 선생이 자주 하던 말에서 따온 표현이다. 그는 자신이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꺼렸고, 누가 고마워하면 “줬으면 그만이지, 뭘 또”라고 대답하곤 했다고 한다.


이 말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다.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즉, 아무런 대가도 기대하지 않고 흔적도 남기지 않는 나눔의 태도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실제로 그는 학교를 설립해놓고도 이사장실조차 만들지 않았으며, 수많은 기부를 했지만 감사패 하나 제대로 받지 않았다.

 

📌 김장하라는 사람

김장하 선생은 경남 창원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시작한 사업으로 성공을 일구었지만, 자신의 부를 ‘쌓는 도구’가 아니라 ‘흩뿌리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신이 설립한 명신고등학교를 국가에 무상 헌납했으며, 이후에도 장학금, 문화예술, 여성 인권,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아낌없이 기부했다.

 

 

그는 결혼식조차 청첩장도 없이 조용히 치렀고, 언론 노출도 거부했다.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주는 대신, 사회에 베푸는 것을 자신의 유산이라 여겼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렵지만, 그가 지역사회와 후손에게 남긴 흔적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 저자의 시선이 만든 기록의 무게

김주완 기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한 사람의 선행을 미화하거나 미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떤 가치를 잃고 살고 있는지를 조용히 묻는다.

 

그는 말한다. “나쁜 사람을 고발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을 기록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 말처럼 이 책은 단순히 감동을 주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인터뷰 자료, 관련 기사, 주변 증언 등을 차근히 엮은 이 기록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읽히며, 독자의 마음에 은근히 스며든다.

 

💡 무명의 빛, 침묵의 영향력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김장하라는 인물이 유명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그 낯섦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이름 석 자가 뉴스에 오르내리지 않아도, 조용한 삶이 얼마나 깊은 울림을 남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줬고, 그중에는 문형배 헌법재판관처럼 “장학생”으로 자라나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인물들도 있다. 그들 모두는 “고마워하지 말고 사회에 갚으라”는 선생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간다.

 

📖 잃어버린 가치를 되묻는 책

『줬으면 그만이지』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거창한 이론이나 말이 아닌 ‘살아낸 삶’으로 답하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문하게 된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
나는 내 이름이 아니라 내 흔적으로 기억될 수 있는가?
나는 내 영향력을 드러내기보다 흩뿌릴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결코 무겁지 않게, 그러나 깊이 있게 독자의 가슴에 남는다. 그게 바로 이 책의 힘이다.

 

📌 다정한 메모

『줬으면 그만이지』는 조용한 사람의 이야기지만, 그 여운은 아주 오래간다. 소란스럽고 보여주기 바쁜 세상 속에서,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고도 이렇게 강한 영향력을 남길 수 있음을 증명한 인물의 삶.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조용해도 괜찮아. 유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대신, 끝까지 단단하게 살아내면 돼.”
이 책을 덮고 나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리게 된다. “줘야겠다, 그리고 그만이지.”

 

 

내면소통 책 리뷰 및 독후감

📖 『내면소통』 – 김주환 🧠 마음과 뇌가 연결될 때 시작되는 변화『내면소통』은 제목 그대로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이에요. 김주환 교수는 이

slib3.koreanblog.xyz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책 리뷰 및 독후감

📖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키치 헤이키🧠 기술과 인간,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인가이 책은 단순한 CEO 전기가 아니다.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은 ‘AI 시대의 교향곡’을 지

slib3.koreanblog.xyz

 

작별하지 않는다 책 리뷰 및 독후감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기억과 기록 사이의 무게『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산문은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력한 문학적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이

slib3.koreanblog.xyz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