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문상훈
🌀 말, 그리고 그 말의 뒤편
이 책은 말의 표면이 아니라 말의 이면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이자, 동시에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도 ‘말’이라는 점에서 이 제목은 심상치 않다.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이라는 선언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문상훈은 스스로가 던진 말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고자 한다. 그 책임은 남에게 해명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던진 말이 자신의 마음과 다르게 전달되는 그 괴리를 스스로 성찰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 말하는 사람 이전에, 듣는 사람으로
문상훈은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잘 듣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문장에는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자리한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보다는 ‘그때 그런 기분이었다’가 더 중요하다. 그러니까 이 산문집은 논리로 설득하려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한 켠을 조심스럽게 내보이는 기록이다. 그래서인지 문장의 말미마다 한 번 더 머뭇거리는 리듬이 있다. 말을 아껴 쓰는 사람이 가진 고요한 배려가 느껴진다.
📘 빠더너스 문상훈, 그리고 ‘첫 산문집’
문상훈이라는 이름은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유의 어눌하고 담백한 화법, 주변인을 향한 다정한 시선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는 유튜브에서의 캐릭터가 아닌, 실제 ‘문상훈’이라는 한 개인으로서의 감정과 사유를 꺼내놓는다. 그 안에는 성장기, 관계의 곤란함, 말의 부끄러움, 자기 혐오와 애정, 그리고 약간의 유머까지 담겨 있다.
🌾 잔잔한 울림, 그러나 결코 얕지 않다
이 책은 거창한 철학이나 화려한 수사는 없다. 하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문득 눈물이 핑 돌고, 어떤 문장에서는 소리 없이 웃음이 난다. 감정의 폭발보다는 서서히 번져오는 감정의 물결이 중심에 있다. 그는 누군가의 ‘조언’이 되려 하기보다는, '나도 그래'라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되어준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 삶의 말들을 다시 읽는 시간
책을 읽다 보면 문상훈의 말이지만 곧 나의 말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지나쳤던 순간들, 무심코 했던 말들, 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날들까지 떠오른다. 그는 거창한 언어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평범한 단어와 문장들로 자신의 마음을 건넨다. 그리고 그 마음이 도착한 곳에는, 독자의 오래된 감정 하나쯤이 조용히 풀려 있다.
📌 다정한 메모
이 책은 어쩌면 말보다는 침묵을 위한 책이다. 말하고, 후회하고, 설명하고, 또다시 침묵하는 그 수많은 반복 속에서, 문상훈은 말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다정해지는 법을 알려준다. 말이 버겁거나, 말이 외롭거나, 말이 고픈 어느 날, 이 책을 다시 꺼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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