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29

시한부 책 리뷰 및 독후감

📖 『시한부』 – 백은별 🌸 이야기의 시작: 시한부라는 단어가 던지는 묵직한 울림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시한부’라는 단어는 언제나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누군가의 삶에 남은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 그것이 단지 허구라 하더라도 독자로 하여금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백은별 작가의 『시한부』는 단순히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의 삶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은, 그 단어를 둘러싼 ‘시선’과 ‘소문’, 그리고 어른들이 미처 알지 못한 아이들의 세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 트라우마와 우울을 말하는 소년소녀들의 언어주인공은 중학생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이유로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아이들은 생각보다..

12:00:27

작은 땅의 야수들 책 리뷰 및 독후감

📖 『작은 땅의 야수들』 – 김주혜 🦊 기억 저편의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야기『작은 땅의 야수들』은 식민지 조선과 만주, 일본을 배경으로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대하소설이다. 한 편의 역사 드라마처럼, 독립운동과 예술, 전쟁과 사랑, 그리고 살아남는 것 자체가 투쟁이던 시대의 숨결이 페이지마다 생생하게 느껴진다. 김주혜 작가는 탁월한 문체와 장면 구성으로 독자의 감정을 부드럽게 끌어당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일제강점기 평양의 눈보라 속이다. 눈보라에 갇힌 소년이 굶주림 속에서 살길을 찾아 나서고, 마치 운명처럼 무용수가 되기를 강요당한 소녀가 그와 교차한다. 이들이 살아가는 ‘작은 땅’은 결코 작지 않다. 인간 군상들이 부딪히고 흩어지고 다시 얽히는 서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

10:00:21

홍학의 자리 책 리뷰 및 독후감

📖 『홍학의 자리』 – 정해연 🪑 비어 있는 자리, 남겨진 그림자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 느껴졌던 묘한 긴장감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햇살이 드리운 하얀 의자 아래, 선명한 붉은 얼룩 하나. 단순한 색감과 구성이지만, 이 장면 하나로 이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모두 압축해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자리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홍학의 자리』는 평범해 보이던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가정이 어느 날 갑작스레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남겨진 인물은 그 자리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미스터리물로 그치지 않는 건,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심리의..

09:00:4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