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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 11

책 먹는 여우 – 프란치스카 비어만

책 먹는 여우 – 프란치스카 비어만 책을 좋아한다는 표현은 흔하다.하지만 이 여우는 그 말을 문자 그대로 실천한다. 그는 책을 읽는 대신 먹는다.소설, 시집, 사전까지 가리지 않고 삼킨다. 처음에는 그 설정이 웃음을 준다.하지만 이야기는 단순한 유머에서 멈추지 않는다. 책값이 점점 부담이 되면서여우는 곤란한 상황에 놓인다.그가 선택하는 방식은 엉뚱하고도 우습다. 이 그림책의 재미는책을 향한 사랑을 과장된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글을 읽는 즐거움,이야기에 빠지는 기쁨을아이 눈높이에서 풀어낸다.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그림은익살스럽고 세밀하다.여우의 표정 하나에도 감정이 살아 있다. 그래서 읽는 재미와 함께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크다. 이야기가 진행되며여우는 중요한 깨달음에 다가간다.책을 먹는 것보다 더..

2026.02.28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김미경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김미경 제목이 직설적이다.조금은 자극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읽다 보면 말하려는 방향은 분명하다. 이 책은 ‘아내’라는 역할에 묶여 있기보다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결혼과 육아, 일상 속에서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뒤로 미룬다.당장의 현실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묻는다.그렇게 미뤄둔 꿈은정말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꿈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다.작은 공부, 새로운 도전,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는 용기.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라스스로를 잊지 않는 태도다. ‘늙지 않는다’는 표현 역시나이의 문제가 아니다.마음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고, 시도하고,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언제나 현재에 서 있다. 책에는 저자..

2026.02.28

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제목은 묘하게 당당하다.하지만 소설 속 세계는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인류 대부분이 사라진 이후,로버트 네빌은 홀로 살아남은 사람처럼 보인다.낮에는 집을 보강하고,밤에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위협을 견딘다. 이 작품은 흔히 좀비 혹은 뱀파이어 소설로 분류되지만읽다 보면 장르적 재미를 넘어선 질문이 드러난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무엇일까.혼자 남았다는 사실은 축복일까, 형벌일까. 네빌의 일상은 반복적이다.무너진 세계 속에서그는 과학적으로 원인을 분석하려 애쓰고,동시에 점점 무너져가는 자신을 붙잡는다. 공포의 중심은 바깥이 아니라안쪽에 있다.고독과 불안이 조금씩 균열을 만든다. 이 소설이 특별해지는 지점은결말에서 드러나는 시선의 전환이다. 누가 괴물인가.누가 정상인가. 다수와 소수..

2026.02.28

달을 먹다 – 김진규

달을 먹다 – 김진규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한동안 머릿속에 남았다.달을 먹는다는 표현은 현실적이지 않으면서도 이상하게 구체적이다. 이 소설은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상이라는 타이틀보다 먼저 다가오는 건,젊은 감각으로 밀어붙이는 문장의 힘이다. 이야기는 화려하게 전개되지 않는다.큰 사건이 연달아 터지기보다인물의 내면이 조금씩 드러나는 방식에 가깝다. 달이라는 상징은 여러 겹으로 읽힌다.닿을 수 없는 욕망일 수도 있고,결핍을 채우려는 몸부림일 수도 있다. 인물들은 어딘가 불안하다.완성되지 않았고,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한다.그 불안이 문장 사이에 스며 있다. 읽다 보면 사건을 따라가기보다감정을 따라가게 된다.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빠..

2026.02.28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 신웅진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 신웅진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처럼 느껴진다.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단순한 성공 공식이라기보다한 사람의 성장 과정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에 가깝다. 이 책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삶을 바탕으로꿈과 노력의 의미를 정리한다. ‘바보처럼 공부하라’는 말은둔하라는 뜻이 아니다. 눈에 띄는 요령보다꾸준함을 선택하라는 의미에 가깝다.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에 묵묵히 쌓아가는 힘. 결국 기본을 반복하는 태도가오래 간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대로 ‘천재처럼 꿈꾸라’는 표현은상상의 크기를 줄이지 말라는 제안처럼 읽힌다.환경이 어떻든출발점이 어디든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작은 목표에만 머물지 않고더 넓은 세상을 향해 시선을 두는 것.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함께 묶는다.큰..

2026.02.27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 –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 –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쿠키와 인생을 연결한다는 발상이 귀엽다.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발상이 단지 귀엽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이 그림책은 쿠키를 소재로 다양한 가치들을 설명한다.정직, 배려, 인내, 겸손 같은 단어들이설교처럼 무겁지 않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정직은쿠키를 하나 더 먹었다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풀어낸다. 인내는쿠키가 다 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어른의 언어로 쓰였다면 딱딱했을 문장들이쿠키 이야기와 만나면서 훨씬 부드러워진다.그림 또한 따뜻하다.부드러운 색감과 익살스러운 장면이아이의 눈을 붙잡는다.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아기자기함에 있지 않다.짧은 문장 속에 삶의 기본을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다. 무엇이 옳은지,어떻..

2026.02.27

구해줘 – 기욤 뮈소

구해줘 – 기욤 뮈소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속도다.도입부를 지나면 어느새 중반이고,잠깐 멈췄다 싶으면 이미 결말 가까이에 와 있다. 구해줘 역시 그런 작품이다.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서로에게 강하게 끌리지만, 각자의 과거와 상처가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로 보이지만점점 다른 결로 흘러간다.시간, 선택,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 뮈소 특유의 장치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흔든다.독자는 처음엔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가어느 순간 전혀 다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은 누군가를 구하는 일일까.아니면 결국 나 자신을 구하는 과정일까. 등장인물들은 완벽하지 않다.오히려 실수와 후회로 얼룩져 있다.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누구나 한 번쯤은“..

2026.02.27

울지 말고 말하렴 – 이찬규

울지 말고 말하렴 – 이찬규 아이의 울음은 생각보다 복잡하다.배가 고파서 우는 것만은 아니다.억울해서, 서운해서, 표현이 서툴러서 눈물이 먼저 흐르기도 한다. 이 그림책은 바로 그 순간을 다룬다.울음을 멈추라는 말 대신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보자는 제안을 건넨다. 이야기 속 아이는 감정이 북받치면 먼저 운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은화를 내기보다 질문을 던진다. 왜 속상했는지,어떤 일이 있었는지,말로 한번 해보자고. 처음에는 어렵다.울음은 쉽게 나오지만말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한 문장, 두 문장조심스럽게 꺼내다 보면아이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단순하다.감정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넓혀보자는 것이다. “화났어.”“속상했어.”“내 차례였어.”..

2026.02.26

틀려도 괜찮아 – 마키타 신지

틀려도 괜찮아 – 마키타 신지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눈치를 배운다.틀리면 안 된다는 분위기,실수하면 부끄럽다는 시선. 그래서 손을 들기 전 한 번 더 망설이고,발표를 시키면 목소리가 작아진다. 이 그림책은 그 장면을 바꿔놓는다.교실 안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말이“틀려도 괜찮아”이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교실은 조금 다르다.답을 틀려도 웃음이 터지고,다시 생각해보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틀림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 된다.아이들은 그 안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는다. 이 책의 힘은 메시지의 단순함에 있다.어려운 설명도, 거창한 교훈도 없다.다만 반복되는 문장 하나가 중심을 잡는다. 틀려도 괜찮다. 그 말이 쌓이면아이의 표정이 달라진다.눈치를 보던 아이가조심스럽게라도 자기 생각을 말하게 된다. 실수는 곧..

2026.02.26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신은 존재하는가.이 질문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현재형이다. 이 책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돌려 말하지 않고, 완곡하게 표현하지도 않는다.과학자의 언어로, 논리의 구조로 신의 개념을 해부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생물학자다.그의 출발점은 신학이 아니라 생물학이다. 생명의 복잡성과 질서가 곧 설계자를 의미하는가.우주의 존재는 초월적 존재 없이는 설명될 수 없는가.그는 하나씩 따져 묻는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설계자 가설’에 대한 반문이다.복잡하니 누군가 설계했을 것이라고 말한다면,그 설계자는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쉽게 피해갈 수 없다. 책은 종교를 조롱하기보다는맹목적 믿음을 경계한다는 쪽에 가깝다. 믿음은 개인의 선택일 수 있다.그러나 검증..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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